미국 컴퓨터 윤년 대비 큰 문제 없을 듯

중앙일보

입력

수 년간에 걸친 준비끝에 별다른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 사고 없이 올해를 보내고 있는 미국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이제는 오는 29일을 주시하고 있다.

올해가 400년만에 한 번 나타나는 희귀한 윤년인 관계로 이달 마지막 날이 다른해 2월보다 하루가 긴 29일이 되지만 자칫 Y2K로 인해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한 컴퓨터가 이를 29일이 아닌 3월 1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00년과 2000년은 모두 4로 나눠지긴 하지만 1900년의 경우 400으로는 나눠지지 않기 때문에 윤년이 아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지난해 연말이나 올 연초보다는 상당히 차분한 모습이다.

Y2K 대비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철저한 관심과 예방조치로 인해 여느 윤년보다도피해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이며 설사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력이나 항공 시스템과같은 주요 분야보다는 영수증 발급이나 사무 시스템쪽일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에정부차원의 특별한 대책도 현재로서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컴퓨터가 연도를 표시할 때 뒷자리 수 2개만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비롯된 Y2K는만약 그대로 두면 전력, 통신 등 기간산업에 치명적인 결함을 야기할 수 있지만 윤년 문제는 단지 컴퓨터의 날짜를 하루 줄이거나 늘리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큰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단지 Y2K 발생이 우려됐던 연초가 주말이었던 관계로 피해 발생가능성이 원천적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29일은 업무가 진행되는 화요일이라는 점에서 만약 사소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복구할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다소 꺼림직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2K 대비 전문가들은 오는 29일을 자신들이 그동안 공들여작업해 왔던 대비책의 완전함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켄드라 마틴 아메리칸 석유 연구소 대변인은 "이번 29일만 무사히 지나간다면컴퓨터 시스템에 얽힌 복합적인 문제는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물론 기업들이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는 3월 31일과 윤년의 마지막날인 올해 12월 31일에도 날짜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유엔과 세계은행이 설립한 국제 Y2K협력센터는 이번 주 그리고 대통령 직속 Y2K 감시위원회는 3월에 각각해체할 계획이며 대부분 회사의 대책팀은 이미 정규 관리팀으로 흡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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