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청와대 자민련 공조파기에 외면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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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의 공조 파기선언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은 '외면전략' 으로 일관했다. 예상됐던 수순인만큼 당장 자민련을 자극하는 대응을 삼가고 선거 후 공조 복원의 가능성을 남겨두자는 입장이다.

청와대 박준영 (朴晙瑩)
대변인은 "선거공조는 어렵지만 국정운영의 공조는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밝혔다.

민주당 김옥두 (金玉斗)
사무총장은 "자민련이 선거를 치르기 위해 공조를 깨는 것 아니겠느냐" 며 선거 뒤 2여공조 회복을 기대했다. 민주당 단독으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만큼 선거 후 공조 파트너를 찾아야 하며, 그 대상은 아무래도 자민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충청권 공천을 계속했다. 일단 선거때까지는 민주당과 자민련이 제 갈 길로 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자민련 공천에서 탈락한 전용학 (田溶鶴)
전 SBS 국제부장 (충남 천안갑)
을 공천하고 청주상당.진천 - 괴산 - 음성등 충청권 4곳에 경쟁력있는 인물을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인제 (李仁濟)
선거대책위원장은 "4.13총선에서 자민련과 선의의 경쟁을 할 것" 이라며 "새로운 질서가 선거를 통해 형성되는 것" 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자민련이 총선정국에서 돌출행동을 벌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자민련이 제4당과 선명성 경쟁에 나서 민주당을 격렬하게 공격할 수 있다" 고 지적했다.

또 신당과 자민련이 '보수대연합' 기치로 보조를 맞출 경우 민주당이 사면초가 (四面楚歌)
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청와대 남궁진 (南宮鎭)
정무수석이 "자민련과의 공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이양수 기자 <yas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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