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워너 합병 악재로 돌변

중앙일보

입력

미국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지만 정작 나스닥시장 회복의 촉매 역할을 했던 종목들의 주가는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타임워너와 합병을 발표했던 미국 아메리카온라인 (AOL)
의 주가는 합병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정보기술 (IT)
혁명의 혜택은 인터넷 접속 서비스업체가 아니라 접속망에 올릴 내용물을 만드는 컨텐츠 업체와 이들에 장비를 파는 반도체 관련업체에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AOL의 주가 하락 = 지난 10일 (현지시간)
두 회사 합병 소식이 전해지자 타임워너 주가는 64.75달러에서 90.063달러로 39%나 폭등했다. 반면 AOL은 오히려 72.875달러에서 71달러로 떨어졌다. AOL주가는 19일 반등하긴 했지만 합병 전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AOL의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이유는 크게 두가지. 첫째는 타임워너의 부채가 1백50억달러에 달해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AOL이 타임워너의 빚까지 떠안을 것이란 분석이다. 둘째는 합병으로 영업범위가 너무 넓어져 성장률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 국내기업 주가 향방 = 합병발표후 국내에서도 제일제당.서울방송 등 컨텐츠 업체는 물론 데이콤.한국통신공사 등 인터넷 접속 서비스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그러나 이들 국내기업 주가도 반짝 회복세로 그쳤다.

반면 미국 인텔과 국내 삼성전자.현대전자.아토 (코스닥)
등 반도체 업체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의 권영삼 선임연구원은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은 화물트럭회사와 화물회사의 합병으로 보면 된다" 며 "빠른 트럭회사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화물을 만들어내는 컨텐츠 업체나 이들에 장비를 파는 설비업체들이 합병의 최후 수혜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시장의 이같은 흐름이 앞으로 국내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정경민.곽보현 기자 <jkm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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