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통역사 김지명 (1948~ )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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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호 11면

김지명 사단법인 한국문화유산교육연구원 이사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국제회의통역사다. 우리는 88올림픽 당시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 학술대회에서 만났다. 그는 수석 동시통역사로, 나는 사진가로 대회에 참석한 300여 석학을 상대했다. 대회가 열리는 한 달 동안 우리는 저녁마다 만나 석학들의 사진을 앞에 놓고 대화의 꽃을 피웠다. 그녀가 학자마다 통역을 하면서 느꼈던 에피소드들은 다양하고 흥미진진했다. 항상 현장에 있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동지로서 서로 공감하며 맺어온 우리의 우정은 지금까지도 끈끈하다.

PORTRAIT ESSAY 이은주의 사진으로 만난 인연

그녀는 아직 동시통역에 대해 잘 모르던 1980년대 초 한국동시통역연구소를 열어 통·번역 일의 품질을 높이고 체계를 만들었다. 언젠가 그녀의 하루 통역비가 시멘트 한 트럭 값보다 비싸다고 하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시멘트 한 포대가 1700원일 때 그녀의 A4 한 장 번역료가 5000원이었으니 말이다.
요즘엔 우리 역사문화유산을 국내외 젊은이들에게 알리고 보급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평생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 한다. 영어로 말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운 그녀가 나는 늘 부럽다.


이은주씨는 1981년 제3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사진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20여 회 했다. 저서로 사진집 『108 문화예술인』『이은주가 만난 부부 이야기』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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