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판 플레이보이에 '무슬림 누드 모델' 등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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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의 누드 사진 때문에 독일의 무슬림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터키계 무슬림 여성이 최신판 독일판 플레이보이 잡지에 표지 모델로 등장한 것이다. 무슬림은 여성의 신체 노출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로 여기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독일 탤런트 신라 사힌(25). 인기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사힌은 독일 무슬림 사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성에 속한다. 플레이보이는 표지에 사힌이 한쪽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사진을 실었다. 안에는 12쪽에 걸쳐 더욱 노골적인 사진이 들어있다. 플레이보이는 터키계 이슬람 신자 여성의 누드를 게재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사힌은 누드 모델로 나선 것에 대해 “자유롭고 싶었다”고 이유를 댔다. 여성에게 억압적인 무슬림 문화에 대한 반발이었다. 그는 “여성은 되도록 외출을 하지 말아야 하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믿는 문화를 바꾸고 싶다”고 설명했다. “(누드 사진 게재로) 내가 체 게바라(쿠바 혁명가)가 된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힌이 누드 모델로 등장하자 부모는 그와의 접촉을 끊었다. 무슬림 사회에서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테러를 당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녀의 부친은 “이 것은 우리 가족의 문제를 넘어선 무슬림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사힌은 독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모가 나를 용서해 집에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joo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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