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수소폭탄 아버지’ 주광야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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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국의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뒤 수소폭탄 개발을 주도해 ‘중국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핵 물리학자 주광야(朱光亞·87·사진) 박사가 지병으로 숨졌다고 27일 홍콩 대공보(大公報)가 보도했다.

 주 박사는 1950년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공산당이 정권을 잡은 중국으로 돌아와 핵폭탄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옛 소련의 침공 위협에 시달리던 중국을 위해 67년 가공할 위력의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 또 핵발전소 건설과 핵연료 개발 등 평화적 목적의 핵 개발 연구에서도 큰 업적을 쌓았다.

 중국 당국은 이런 그의 공로를 기려 중국 최고의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중국과학원 원사(院士) 칭호를 부여했다. 주 박사는 중국 공정원장과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중국정치협상회의의 부주석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중국 총리는 2007년과 2009년 그의 자택을 찾아 문안인사를 하는 등 깍듯한 예우로 대했다.

 원 총리는 2007년 8월 “몸이 불편하셔서 인민해방군 건군 80주년 기념행사에 못 나오셨지만 정부와 인민은 수소폭탄을 개발한 선생님의 업적을 잊지 않고 기리고 있다”고 치하했다. 주 박사는 2009년 9월 60주년 국경절을 앞두고 원로 과학자 위문 차원에서 두 번째 자택을 찾아온 원 총리에게 “중국이 경제위기를 계기로 기술 혁신 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정부가 과학자들의 연구 부정행위에 대해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 천문학계는 2004년 자국 과학자들이 새로 발견한 10388호 소행성에 주 박사의 이름을 붙이고 국제소행성센터의 공인을 받았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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