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의 2~3배 수익 목표 … 가입 원하면 PB에게 미리 말해둬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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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호 24면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은 지난해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하루 1370만 달러(약 152억6000만원)씩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미국 은행들의 실적 회복에 대한 베팅이 들어맞았고, 금과 상품시장 투자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그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때는 주택시장의 몰락을 예측해 40억 달러를 벌었다. 그 외 데이비드 데퍼(아팔루사매니지먼트 설립자), 레이 달리오(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트 대표) 등도 지난해 각각 20억 달러 이상 투자 소득을 올렸다.

이 주일의 HOT 금융상품 - 헤지펀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개인들의 헤지펀드 투자가 자유롭지 못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헤지펀드 시장이 최근 자산 규모를 2조원 가까이 불리고 있는데도 국내 현실은 이렇다. 헤지펀드가 투자하는 자산은 제한이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하고, 때론 수익구조가 복잡하다. 그렇다 보니 투자자들이 잘 모르고 투자해 본의 아니게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런 일을 막고자 금융 당국은 개인들의 헤지펀드 투자를 막고 기관에만 허용하고 있다.

헤지펀드가 생소한 금융상품이어서 오해도 많다. 흔히들 ‘헤지펀드=대박(혹은 쪽박)’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헤지펀드는 이름처럼 위험을 헤지(분산)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시황과 관계없이 꾸준한 수익을 추구한다. 삼성증권 정진균 AI팀장은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주요 목적은 주가 하락이나 금리 상승 등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예금 금리의 2~3배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며 “국내에는 헤지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안으로 투자 목적이 비슷한 랩이 폭발적 인기를 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자문형 랩을 ‘한국형 헤지펀드’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난달 국내에서도 간접투자 형태로 헤지펀드가 판매됐다. 삼성증권이 영국의 맨인베스트먼트와 제휴를 통해 내놓은 재간접 헤지펀드다. 맨인베스트먼트는 전 세계적으로 80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대안투자 전문 운용사다. 이 상품은 헤지펀드 투자 전략 중 선물시장을 활용한 ‘CAT 전략’과 각국의 경제정책 및 거시경제지표를 고려한 ‘글로벌 매크로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에 재투자한다. 두 차례에 걸쳐 200억여원이 팔렸다. 다만 이 상품은 사모펀드다. 광고 등을 통해 판매를 공개적으로 알릴 수 없다. 가입하고 싶다면 PB 등에게 미리 관련 상품이 나왔을 때 알려 달라고 부탁해 놓는다.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이다. 사모펀드라 49명에게까지만 상품을 팔 수 있다. 한도가 차면 판매를 끝낸다. 3호는 이달 중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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