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퇴직자 10명중 6명, '돈 벌거나 구직중'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남성퇴직자 10명 가운데 6명은 경제적인 문제로 돈을 벌거나 직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가정복지정책연구소가 최근 주최한 제12회 한국가정복지정책세미나에서 성미애(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강사)박사가 발표한 '남성퇴직자의생활태도 유형 및 복지'라는 연구논문에서 밝혀졌다.

12일 이 논문에 따르면 퇴직후 6개월∼5년인 서울및 수도권 거주 남성 28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3.3%는 퇴직후에도 `수입관련 일을 한다', 24.6%는 `구직중'이라고 답했고 돈을 벌지 않는 사람은 40.7%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 평균 연령은 57.3세로 전문직, 관리직, 전문기술직, 사무직에서 평균 55.9세에 퇴직했으며 한달평균 생활비는 169만2천원이었다.

퇴직후 생활에서 고려한 사항(복수응답)은 `소득 보충'이 60.7%로 가장 많았고 `시간보내기' 37.2%, `과거 취미활동' 34.4% 순으로 많은 응답자가 있었다. 또 조사대상자 가운데 미혼자녀가 있는 사람은 86%, 없는 사람은 14%로 나타났으며 평균 미혼자녀수는 1.7명이었다.

퇴직사유는 `직업정년'이 42.8%에 그쳤고 나머지는 `직장에서 원해서' 28.1%, `쉬고 싶어서' 11.9%, `건강상 이유' 6.7%, `후배를 위해서' 3.9%, 기타 6.6%로 조사됐다.

또 퇴직한 시기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9.8%가 `이른 시기'라고 답했으며 46.3%는 `적절한 시기, 3.9%는 `늦은 시기'라고 응답했다. 또 퇴직후 소득원(복수응답)에 대해서는 퇴직연금(52.3%)이나 은행이자(36.8%)가 많았다.

성 박사는 이 논문에서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는 부모의 책임으로 보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에서 미혼자녀수가 남성퇴직자의 생활태도 유형에 영향을 미치며 퇴직후 생활에서도 많이 고려한 항목도 소득보충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로 볼 때 퇴직자가 경제적인 문제로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고령자가 그 능력에 맞는 직업을 갖도록 300명 이상 고용하는 사업장에서는 55세이상 고령자를 3%이상 고용하도록 권장할 것이 아니라 강제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성 박사는 강조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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