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중국, 푸지엔성 건국이래 최대밀수사건으로 70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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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롱지총리로부터 '건국이래 최대의 밀수사건'으로 지목받은 '푸지엔(福建)
위엔화(遠華)
집단 밀수사건'의 파장이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홍콩의 명보가 7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임 푸지엔 부성장도 이번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현임 성위원회 부서기의 아들도 이 사건으로 인해 중앙기율위원회에 구속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초 주룽지 총리의 지시를 받은 중앙기율위원회는 세관총서, 국가안전부, 군(軍)
안전보위부와 함께 총 5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이 사건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벌였으며 지금까지 모두 70명을 구속하기에 이르렀다.

구속자 중에는 현직 성위원회 부서기의 아들도 포함됐다. 이 고관 자제는 샤먼(廈門)
에 위치한 밀수단 두목의 집에 은신하다 검거됐으며 구속과정에서 철저한 보안이 이루어짐으로써 비리척결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엿보게 했다.

중앙기율위원회는 푸지엔성위 부서기 가족이 평소 사치를 일삼고 야외별장을 소유하는가 하면 호화수입차를 끌고 다니는 점 등에 착안해 수사를 벌여왔으며 추가 증거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푸지엔성에서만 70명의 관련자들이 구속된 가운데 공안기관은 인터폴과의 공조를 통해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의 주범 위엔화집단 총재를 검거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번 밀수사건에 깊숙히 개입한 위엔화집단은 각종 밀수사건으로 8억위엔(元, 한화 1100억원 상당)
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나 벌금을 맞은 후에도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같은 짓을 반복하는 '간 큰' 행위를 해오다 주룽지 총리의 결렬한 노여움을 샀다는 것.

위엔화집단은 주로 현지에서 긴급히 필요로 하는 테이프, 플라스틱 등의 원료와 자동차 등을 푸지엔 연안을 통해 밀수해 왔다. 위엔화집단은 주로 대만계 피혁공장과 우산공장 등에 원자재를 공급해 왔는데 성내 고위 관리들의 비호하에 기타 공급상들에 대한 루트를 철저히 차단하고 돈을 긁어 모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사건이 중국 건국이래 최대의 밀수사건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관련금액이 800억위엔, 우리 돈으로 11조2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개혁개방이래 연해지역 경제발전을 주도해왔던 푸지엔성은 이번 사건의 파장으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 하다. 건국50주년을 맞아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포상을 받아도 시원찮을 판국에 고위관리들이 속속 구속되면서 성(省)
행정도 공백상태를 맞고 있는 것이다.

광동성의 비리척결에 이어 푸지엔성을 향한 '포청천' 주룽지 총리의 사정 칼날이 다음번엔 어디로 향할지 중국관리들의 촉각이 곤두서있다.

최순중 인터넷 명예기자
<sunny@net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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