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24년간 울었지만 … 이번엔 웃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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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축구는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길거리 응원을 펼칠 정도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축구는 초라했다. 비인기 종목에서 금메달과 인간 승리의 스토리가 쏟아진 반면 축구는 팬들에게 실망만 안겼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건 1986년 서울 대회가 마지막이다. 대회 때마다 ‘역대 최강’이라는 불리는 대표팀을 파견하고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 ‘아시안게임 징크스’라는 말까지 생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24년간 쌓인 한풀이에 나선다. 아시안게임 축구 출전 제한 연령인 23세보다 한두 살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꾸린 만큼 이름값은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홍 감독은 “포지션별로 최고의 기량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경고 누적이나 부상을 대비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도 선발했다”며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다. 북한·요르단·팔레스타인과 C조에 속한 한국은 8일 오후 5시 광저우 유시우샨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조별예선 첫 경기를 벌여 0-1로 석패했다. 홍명보팀의 최대 강점은 조직력이다. 20명의 엔트리 중 13명이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20세이하(U-20) 청소년월드컵 8강 멤버다. 13명은 청소년월드컵 준비 기간까지 포함하면 3년 가까이 발을 맞춰 왔다.

 아킬레스건인 스트라이커 부재와 경험 부족은 남아공월드컵 16강 주역 박주영(25·모나코)과 김정우(28·상무)를 와일드 카드(24세 이상 선수)로 선발해 해결했다.

 한국의 금메달 도전에 최대 난적은 홈팀 중국이다. 중국 축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도약의 기회로 보고 총력을 다해 준비해 왔다.

김종력 기자

남자 축구대표팀 최종명단(20명)

▶골키퍼(2명)

이범영(부산) 김승규(울산)

▶수비수(8명)

장석원(성남) 김주영(경남) 신광훈(포항) 윤석영(전남) 김영권(도쿄) 홍정호(제주) 오재석(수원) 홍철(성남)

▶미드필더(7명)

서정진(전북) 김민우(사간 토스) 구자철(제주) 김정우(상무) 김보경(오이타) 조영철(니가타)

▶공격수(3명)

박주영(모나코) 지동원(전남) 박희성(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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