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MART 건국대] 첨단 편의시설 갖춘 12층짜리 기숙사, 영어를 배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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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3시 건국대 기숙사 ‘쿨하우스’. 12층짜리 기숙사 레이크홀에 들어서니, 은은한 라벤더향이 코를 자극했고 노란색 복도는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쿨하우스는 레이크홀 등 총 4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3월 개관한 이곳에는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소한 건국대생 3070명이 생활하고 있다.

1. 건대 쿨하우스에 살고 있는 홍성륜(왼쪽·문화콘텐츠학과1)씨와 봉강호(자율전공학부1)씨가 저녁식사 후 기숙사 방 안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2. 영어전용구역인 ‘글로컬카페’에서 외국학생들과 한국학생들이 어울려 ‘젠가’게임을 즐기고 있다. [김경록 기자]

3070명이 생활하는 ‘쿨 하우스’

1층에 들어서자 ‘글로컬(Glocal, Global+Local)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외국학생들과 한국학생들이 모여 앉아 나무블록을 쌓는 게임(젠가)을 하고 있었다. TV에선 CNN뉴스가 흘러나왔다.

이곳은 영어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영어잡지와 신문, 외화 DVD는 물론, 각종 취업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잡(job)카페’도 마련돼 있다. 유다은(19·여·정치학부 1)씨는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10년간 중국에 거주하는 동안 ‘재외국민의 권리를 지켜주는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왔다”며 “기숙사에 외국학생도 많고, 외국어를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어 영어와 중국어를 꾸준히 공부해야 하는 내게 딱 맞는 장소”라고 말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혼자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친구의 아버지가 중국 조직폭력배에 의해 협박당하고도 대사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외교관의 꿈을 키웠다.

기숙사 생활을 하며 독립심을 알다

레이크홀 3층은 아예 영어만 써야 하는 영어전용층이다. ‘스마트플로어’라고도 불린다. 홍성륜(19·문화콘텐츠학과 1)씨는 이날 이곳에서 영어로 외국인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레이크홀은 원래 남자기숙사지만, 영어전용층은 기숙사생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홍씨는 졸업 후 영국으로 전공 관련 유학을 떠날 목표를 세우고 평소 영어전용층을 자주 이용한다. 그는 “학원을 가지 않고도 쿨하우스 안에서 영어실력을 충분히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학기 기숙사비 170만원 중 100만원만 부모님이 도와주고, 나머지 70만원과 용돈은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접 충당한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독립성을 키우라”는 부모님의 요구에 홍씨는 외식을 하지 않는 등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봉강호(19·자율전공학부 1)씨는 중국에 사는 부모로부터 한 학기 학비와 기숙사비, 생활비를 한꺼번에 받아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직접 관리한다. “지난 학기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제 ‘절약왕‘이 됐어요. 사고 싶은 물건의 유혹에도 거뜬합니다.” 기숙사생활을 하며 ‘절제’를 배웠다.

마음 터놓을 수 있는 친구를 사귀다

오후 5시 저녁식사 시간. 이날의 메뉴는 칼국수와 오징어탕수육, 과일샐러드다. 배식이 시작된 지 채 5분이 되지 않았지만, ‘프론티어홀’ 1층에 위치한 식당은 어느새 학생들로 가득찼다.

 “웬만하면 기숙사 식당에서 먹어요. 밖에 있는 식당보다 여기가 훨씬 더 맛있거든요.” 함께 식사를 하던 정민경(19·영어영문학과1)·이나현(19·영어영문학과1)씨가 입을 모아 기숙사 식단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둘은 기숙사에서 만난 단짝친구다. 정씨는 “공부도 같이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생활도 같이 하다 보니 기숙사 친구들과 정말 친해진다”며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기숙사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친구를 금세 사귈 수 있다. 학생들은 그 밖에도 ‘새벽 1시인 통금시간 1분전에 관생증 태그하기’와 ‘빨래를 돌리며 세탁실에 있는 TV 보기’ ‘헬스장에서 하는 무료 요가강좌듣기’ ‘취업특강 듣기’ 등을 기숙사 생활의 묘미로 꼽았다.

글=설승은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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