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날 부른 건 우승하란 뜻 … 냉담한 팬 반응 성적으로 말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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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하고 있는 양승호 감독. [이호형 기자]

양승호(50) 감독이 프로야구 롯데의 14대 사령탑에 취임했다. 양 감독은 22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취임식을 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양 감독은 “롯데를 맡게 된 것은 행운”이라며 “포스트시즌에 세 번 올라갔지만 모두 실패했다. 구단이 나를 부른 건 우승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어 “롯데는 리모델링이 필요한 팀이 아니다”며 “선수 구성이 좋다. 1번부터 9번까지 전 타순에 다른 팀이라면 3·4번을 칠 수 있는 선수가 포진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개선할 점도 밝혔다. 양 감독은 “투수력과 수비력이 다소 약하다. 11월 마무리 훈련과 내년 전지훈련에서 약점을 집중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 롯데는 8개 구단 중 가장 훈련량이 적은 팀이었다. 양 감독은 “수비 문제 해결은 훈련밖에 없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나도 (전임 감독처럼) 선 굵은 야구를 추구한다”며 “다만 기초를 튼튼히 하면서 작은 야구(스몰 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로이스터 감독에 대해선 “훌륭한 분이다. 다만 밖에서 볼 때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된 부분이 다소 있지 않았나 싶었다”고 평했다.

 양 감독은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던 계약 과정도 소개했다. 그는 “21일 오전 조성우 롯데 스카우트 팀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삼성동 구단 사무실로 갔다. 내가 롯데 감독이 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화를 받았을 때 손과 발이 떨렸다고 한다. 양 감독은 “어떻게 구단 사무실까지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기자회견장에선 애써 자신감을 보였다. 양 감독은 “초보 감독이지만 어떤 명장도 초보에서 출발한다”며 “인터넷 반응을 보니 부산 팬들은 지금 9대 1로 내게 부정적이다. 성적으로 지금의 반응을 바꿔 놓겠다”고 말했다.

글=최민규 기자
사진=이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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