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특산물] 경기도 과천 도자기 분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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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푸른빛이 도는 도자기에서 소나무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도자기이면서 화분인 이것은 도자기 분재(사진)다. 청자·백자 같은 도자기에 난·서황금·소나무·향나무·고목나무 등 100여 종의 식물을 심어 기르는 도자기 분재는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 도자기의 멋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인테리어용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특이한 화분은 경기도 과천시의 특산물이다. 대신원예 문응식(43) 대표가 개발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그는 천안 연암대학 원예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7년 아버지가 버리는 민속주 병에 착안해 개발에 들어갔다. 97년 ‘도자기랑 나무랑’이라는 브랜드로 특허와 상표등록을 마쳤다.

 과천에서 도자기 분재가 나올 수 있었던 바탕은 전국 분화류(미니장미·서양난 등 뿌리까지 화분에 심는 식물)의 60%, 초화류(꽃이 피는 풀)의 80%를 공급할 정도로 화훼단지가 많다는 점이다. 서울·경기도와 가깝고 고속도로가 인접해 배달하기 쉽다. 이천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를 확보하기에도 좋은 위치다. 문제는 독창성이었다. 과천시는 ‘비슷비슷한 분재는 특산물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관광상품 공모전을 계획했다. 2004년 열린 첫 공모전에서 도자기 분재는 우수관광상품으로 선정됐다. 과천 원예단지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분재 기술과 도자기라는 동양적 특징을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인국 시장은 국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선물로 도자기 분재를 챙겨가면서 과천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대만·일본·캐나다·싱가포르 등 외국에까지 수출한다. 가격은 3만원에서 20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보통의 화분보다 비싸지만 하루에 700~800개씩 팔린다. ‘아토피와 정신적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입소문이 난 덕분이다. 현재 과천 지역에서만 100여 농가가 도자기 분재를 생산하고 있다.

 문 대표는 “어린이 관찰 학습용 교보재로 활용하기 쉬운 분해 조립식 원예 팬시품이나 수출용 무균 포장 방법 등을 개발해 과천시의 대표 특산물로 만들겠다”고 했다.

과천=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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