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 이경숙 이사장 “봉사 리더십 가르치는 인재양성기관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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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학재단은 돈만 빌려주는 곳 아니라 진로·취업 도움 주는 인재양성기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경숙(67·사진)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한국장학재단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출범 2년째인 재단의 최우선 목표는 ‘대학생을 위한 특별한 은행’으로 자리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산하 기구인 한국장학재단은 올 상반기부터 정부 보증 채권을 발행해 학생들에게 은행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학비를 빌려주는 ‘든든학자금 대출제’를 실시하고 있다. 재단은 2학기 대출금리(5.2%)를 1학기(5.7%)보다 낮추고 소득분위 파악 기간도 열흘에서 이틀로 줄였다. 그 결과 현재 28만 건의 신청을 접수했다. 지난 1학기 든든학자금을 대출받은 학생은 10만 9000명이었다.

그는 “든든학자금의 역할은 학부모가 자녀 등록금 부담에서 벗어나 노후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도와주고, 대학생은 취업 전부터 신용불량자로 전락하지 않게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학생의 편지를 소개했다. “지금까지는 학비 대출금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늘 학점이 낮았대요. 그런데도 빚은 늘어만 가는 악순환에 빠졌던 거죠. 하지만 이 학생이 1학기에 든든학자금을 대출받고 공부에만 전념했더니 대학 장학금을 받게 됐답니다. 그 소식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어요.”

숙명여대에서 14년간 총장으로 일했던 이 이사장은 인재육성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이다. 두 단계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단계는 기업CEO·대학총장 등 ‘사회 저명인사 멘토링’이다. 이달 27일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멘토·멘티 1000여 명이 만나는 1박 2일 리더십캠프가 예정돼 있다. 그는 “매년 멘토를 100명씩 늘려 더 많은 대학생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2단계 멘토링은 재단에서 학자금을 대출받거나 장학금을 받은 대학생들이 저소득층 초·중·고교생의 학업을 도와주는 ‘대학생 지식봉사’다. 지난달부터 KAIST·포스텍 등 4개 대학 학생들이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해외 저개발국가에 대학생을 6개월 이상 파견하는 봉사 프로그램도 계획중이다. 그는 “우리 재단은 받은 도움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는 봉사하는 리더십을 가르치는 인재육성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이 든든학자금 재원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을 만났더니 우리 채권을 ‘착한 채권’이라고 부르더라”며 “돈 빌리는 학생도, 빌려주는 투자자도 모두 행복하게 하는 이 제도를 학생들이 적극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글=박수련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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