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책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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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는 원주 시내 5번 도로를 달리다가 횡성에서 9번 도로 서석 방향으로 달려서 56번 도로를 탔다. 춘천·홍천 방향으로 가다가 인제까지 가지 않고 46번 도로 양구 가는 방향으로 달렸다.

『시간 창고로 가는 길』(신현림의 박물관 기행, 마음산책)

길을 떠나면 선택의 연속입니다. 때로는 샛길로 들어서거나 우회도로를 타고 싶고, 가던 길을 되돌아 거꾸로 달리고 싶어질 때도 있습니다. 작정해둔 행선지가 없으면 어떻고, 설령 있다 해도 반나절 늦으면 또 어떻습니까. 이 땅엔 산허리를 자르고 계곡을 파헤치며 지름길만 뚫리고 있습니다. (원주는 내가, 인제는 아들놈이 군복무한 곳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에도 가볼 만한 박물관이 꽤 된다는 사실이 반가웠고, '글을 아껴 쓰려고' 배웠다는 저자의 사진 솜씨가 참 정겹습니다. 여백만한 충만도 없다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김석희<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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