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간호사·예술인 월급제 바뀐 뒤 승급시험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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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최근 북한의 교원·간호원·예술인 등 전문직종인들 사이에서 승급시험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1경제관리개선 조치'로 과거 배급에 의존하던 생활방식이 월급에 의존하는 형태로 바뀐 뒤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계절마다 부식물과 특별공급을 받는 혜택을 누려 월급의 필요성이 절박하지 않았던 예술인들에게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북한을 방문하고 일본으로 돌아온 윤이상음악연구소 이철우 부소장은 "과거 북의 예술인들은 월급에 대한 인식이 약했는데 지난 7월 완전월급제로 바뀌면서 월급액수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월급의 기준은 남쪽의 공무원 직급과 유사한 급수다. 북한에서 교사는 5급부터 1급까지, 간호원들은 6급부터 1급까지로 나뉜다. 예술인들은 무급부터 1급까지 직종마다 조금씩 다른 체계를 갖고 있다. 예술인의 경우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예술단이나 관현악단에 들어가면 무급이고, 1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실기와 이론 시험을 통과하면 6급이 되며 같은 절차를 통해 1급까지 승급이 가능하다. 대체로 1급은 5천~6천원, 6급은 3천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과거 20~30원에 불과하던 급간 월급격차가 평균 5백원 가량으로 20배나 늘어난 셈이다.

과거 자신의 급수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던 북한의 전문직종인들이 승급시험을 준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각 공연단체와 공연장도 '자력갱생'이 강조되면서 공연수입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李부소장에 따르면 과거 일률적으로 5전이나 10전 하던 공연장의 입장료가 좌석등급이 생겨 1등석 60원, 2등석 40원, 3등석 20원으로 대폭 올랐다고 한다. 3등석 기준으로 2백~4백배 인상된 금액이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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