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③ 예방과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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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치명적인 뇌졸중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전문가들은 예방에서 치료까지 단계별 극복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예방이다. 뇌졸중은 생활 수칙만 주의하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생활 수칙은 혈압의 조절이다. 뇌졸중의 9할은 고혈압 때문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고혈압 환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5배나 높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흡연자는 3배나 높은 뇌졸중 발병 확률을 감수해야 한다. 주의사항은 이들 위험인자가 동시에 있을 경우 곱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 예컨대 고혈압이면서 담배를 피우면 '3+5=8배'가 아니라 '3×5=15배'로 뇌졸중 발생확률이 가파르게 올라간다. 이 밖에 당뇨와 심장병을 미리 치료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살을 빼며 절주 및 스트레스 관리가 요구된다.

둘째, 빠른 후송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최후의 마지노선은 6시간이다. 이를 넘기면 막힌 혈관을 다시 뚫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치료결과가 좋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반신마비 등 뇌졸중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119로 전화를 걸어 구조대원을 부르는 것이 정답이다. 손가락을 따는 것은 통증을 유발해 혈압을 올리며 우황청심환을 먹이는 것은 기도를 막아 질식을 일으키므로 삼가야 한다.뇌졸중 환자에겐 병원 도착 소요 시간이 바로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셋째, 정확한 진단이다. 어떤 부위에서 얼마나 막히거나 터졌는지 알아내야 치료가 가능해진다. 뇌졸중 환자에게 제일 먼저 하는 검사가 컴퓨터단층촬영(CT)이다. 뇌혈관이 터져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의 경우 가장 정확하게 진단해낼 수 있다. 일반인들의 오해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 CT보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 그러나 뇌졸중엔 CT가 우선이다.MRI 촬영을 하려면 환자가 통 속에서 수십분 동안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데 의식이 희미한 뇌졸중 환자에겐 아주 어려운 일이다.

넷째, 적절한 치료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혈전(血栓)용해 치료다. 유로키나제나 티피에이 등 혈전을 녹여주는 약물을 막힌 뇌혈관에 직접 주입한다. 이를 위해 사타구니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이 뇌혈관까지 삽입된다. 6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적이다.

뇌졸중 발작이 나타날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뇌혈관이 막혀 생긴 허혈성(虛血性) 뇌졸중인지 터져서 생긴 출혈성 뇌졸중인지 구별하는 것이다. 같은 뇌졸중이라도 치료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엔 출혈성이 많았지만 식생활의 서구화로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의 8할은 허혈성이다.

허혈성 뇌졸중은 혈전용해 치료 등을 통해 막힌 혈관을 다시 뚫어줘야하지만 출혈성 뇌졸중은 뇌 속에 고인 혈액으로 뇌압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고 출혈량을 줄이기 위해 혈압을 낮춰야 한다.

응급치료를 마친 뇌졸중 환자에겐 와파린 등 혈액을 굳지 않게 만드는 약물이나 아스피린 같은 혈소판이 뭉쳐 혈전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약물이 재발 방지 차원에서 투여된다.

뇌졸중은 첫 일주일간 적절한 치료를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반신불수 등 평생의 후유증이 결정되므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sther@joongang.co.kr

◇도움말 주신 분〓서울아산병원 김종성 교수·서울삼성병원 정진상 교수·서울대병원 윤병우 교수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는 대한뇌졸중학회가 정한 뇌졸중 주간이다.25일 오후 2시 서울대 의대 윤병우 교수가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강의를 하는 등 전국 63개 구민회관이나 보건소에서 전문가들의 무료 강연회가 열린다.(02-760-2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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