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책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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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일지』(김구)

단기 4280년 12월 국토원에서 발행한 초판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 끝장에 '경기중학 최선명'이라고 적혀 있군요. 이 책을 내가 헌책방에서 구입한 것은 1973년 가을입니다. 이 책은 훗날 누구의 손을 거쳐 어느 서가에 꽂혀 있을까요. 책에도 이렇듯 유전(流轉)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책도 하나의 생(生)이라는 뜻입니다.

김석희<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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