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외상 흔적 사망 당시 생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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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법의학팀이 타살로 잠정 결론지은 근거는 두개골 손상에 집중돼 있다. 두개골에 나타난 흔적들이 예외없이 예리하거나 둔한 흉기에 의해 생긴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외상 흔적이 가장 많이 나타난 것은 우철원(당시 13세)군의 두개골. 우군의 두개골 왼쪽에 5개의 크고 작은 구멍과 찍힌 흔적 등 모두 25개의 외상 흔적이 발견됐다. 이들 흔적은 사후에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전(사망 당시)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법의학팀의 설명이다.

ㄷ자 모형 또는 예리한 흉기가 지나간 흔적이고, 현미경 등으로 확대하면 확연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식(당시 9세)군의 두개골 세 곳에서도 ㄷ자 모형·사각 모형 등의 손상된 흔적과 함몰 흔적이 발견됐다. 두개골 안쪽 모서리도 예리한 흉기에 의한 함몰이 발견됐다. 이는 우군의 두개골 손상에 사용된 물체와 같은 것에 의해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

김종식군의 두개골 우측 부분에서 발견된 선상골절은 두개골이 탄력있을 때, 즉 생전에 외부 충격에 의해 두개골이 찌그러지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됐다. 김영규군의 두개골에서도 주먹·둔기의 가격에 의해 생긴 2개의 선상골절이 발견됐다.

박찬인(당시 10세)군의 두개골도 외부 충격 등으로 두개골이 부서진 뒤 부식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됐다.

두개골을 싸고 있던 김영규군의 윗옷 내의와 단추부분이 찢겨진 것은 사람의 힘으로 강하게 잡아당겨 생긴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옷의 매듭은 눈을 가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옷이 찢어진 것은 김영규군이 도망치는 도중에 범인이 잡아당겨 생겼을 것으로 법의학팀은 해석했다.

법의학팀은 ▶유골 발견 지점에서의 시야가 양호하고▶10분 이내 하산이 가능한 점▶시가지 불빛이 보이고 자동차 주행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점▶의류·유골 보존 상태로 보아 동물에 의한 훼손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도 타살의 근거로 들었다.

법의학팀은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개구리 소년들은 예리한 흔적을 남기는 드라이버·사제 공기총 등에 의해 살해됐고 이는 정상인의 소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대구=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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