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담보대출 빡빡해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개인이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상호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에 대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의 위험 가중치를 올리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대출 자산에 대한 위험 가중치가 올라가면 대출을 많이 할수록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게 되므로 금융기관들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 대출을 신중히 할 수밖에 없다.

금감위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30일 이상 연체하거나 총 대출금이 연소득의 2.5배가 넘는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채무자에 대해서는 해당 대출금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현재의 50%에서 60%로 올리도록 했다. 두 조건 모두에 해당하면 70%를 적용해야 한다. 이 규정은 20일 이후 신규 대출부터 적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정된 위험가중치로 계산하면 은행권 전체적으로 BIS 비율이 0.12%포인트 떨어질 상황이므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담보대출을 유치한 직원에게 보상해주거나 담보대출 전담 모집인을 활용하는 것도 자제하도록 할 방침이다.

상호저축은행의 소액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도 현재 50%에서 내년 1월 이후 신규 대출분부터 75%, 4월부터는 1백%로 오른다.

금감원은 서민에 대한 신용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지난 해 7월 소액대출의 위험가중치를 1백%에서 50%로 낮췄었다.

그러나 올들어 9월 말까지 소액신용대출이 1조3천억원이나 늘면서 연체율도 지난해 말 11%수준에서 9월 말에 22.3%로 크게 오르는 등 부실이 심각해지자 건전성 감독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장세정·최현철 기자

zhang@joongang. co. 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