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정조국 '日 정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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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모래바람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건 결국 한국과 일본이었다.

한국 청소년(19세 이하)축구대표팀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33회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 숙적 일본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일본은 준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한국은 4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서 이동국(포항)의 결승골로 일본을 2-1로 이기고 우승컵을 안았다.

한국 승리의 주역은 오른쪽 사이드 공격수 이종민(수원)이었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경기 종료 1분 전 정조국(대신고·사진)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종민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강슛, 골네트를 흔들어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냈다.

"한국의 투톱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좌우 측면의 원활한 볼 배급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패스 타이밍과 돌파력, 특히 센터링에서 가장 빼어난 선수는 이종민"이라며 평소 그를 높이 평가했던 박성화 감독의 기대가 여지없이 적중한 것이다. 1m78㎝·68㎏의 체격과 1백m를 11초8에 주파하는 이종민은 이번 대회에서도 2골·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스트라이커 정조국의 컨디션이 되살아난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8강전에서 이번 대회 첫골을 신고했던 정조국은 준결승에서도 전반 16분 헤딩골로 선취점을 올렸고, 이종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점차 골감각을 되찾고 있다.

역대 청소년축구 한·일전에서 한국은 19승2무3패로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특히 지난 3월 두차례 평가전에서는 최성국(고려대)과 정조국의 골로 모두 1-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일본은 당시보다 조직력과 골결정력이 다소 향상됐으나 한국 역시 공격수 김동현(대구 청구고)이 가세했고, 중앙 수비수 임유환(한양대)과 김치곤(안양)을 보강해 더욱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결승전은 체력전이 될 전망이다. 결승전이 11월 1일 오전 2시30분에 열려 만 하루 정도밖에 쉴 수 없기 때문이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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