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40% 5년이상 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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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열명 중 중 네명 정도는 5년 이상 생존하며 부위에 따라 완치상태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가 1995년 암 진단을 받은 5천5백여명의 생사여부를 5년 뒤인 2000년부터 최근까지 확인한 결과로, 암 환자의 생존율에 대한 국내 첫 조사다.

15일 센터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41.4%(남자 32.6%,여자 53.2%)는 병이 거의 완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는 숨졌다.

암 중에서는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이 93.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유방암(77.5%)·자궁경부암(76.4%)·방광암(67.6%) 순이었다.

반면 폐·간·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에도 못 미쳤다.

특히 이들 환자의 5년 평균 생존기간은 폐암의 경우 진단 후 7개월,간암은 5개월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위암의 5년 생존율은 43.9%였다.위암 사망자들은 진단 후 평균 2년2개월간 생명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암센터 박재갑 원장은 "대부분의 암은 치료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폐나 간암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 병에 걸리면 십중팔구는 죽는다"면서 "담배를 끊고 간염 예방접종을 하는 게 거의 유일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센터측은 국내에서 매년 8만4천여명이 새로 암에 걸리며 5만9천여명이 죽는다고 밝혔다. 이 중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20.2%)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朴원장은 "폐암 발생과 흡연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흡연량이 준 뒤 25년 뒤에야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한국인의 흡연량이 96년부터 줄어든 점을 고려할 때 2020년부터 폐암 사망자가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 때까지 37만명이 폐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5년 후 암 생존율'은 일본(41.2%)과는 비슷하며 미국(62.1%)보다는 낮은 수치다.

朴원장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위·간·자궁암 생존율은 미국보다 높고 폐암은 비슷하기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 미국으로 치료 받으러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 암연구소 방영주 소장은 "유방·자궁·위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90% 이상 치료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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