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사 이재우 '제2 윤경신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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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아테네올림픽을 통해 얻었다. 실력도, 연인도, 해외 진출도.

남자 핸드볼대표팀 라이트백 이재우(26.HC코로사.사진). 스스로 "인생의 최고 순간에 와 있다"고 말한다.

"시야가 확 트였다고나 할까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부딪히며 자신감이 생기고, 목표도 뚜렷해졌어요."

이재우는 아테네올림픽 후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핸드볼큰잔치가 끝난 뒤 스위스 1부 리그 그라스호퍼로 이적한다. 그라스호퍼는 서울올림픽 은메달의 주역 강재원(40)이 뛰었던 명문팀이다.

두 시즌(16개월) 계약에 연봉 7만2000스위스프랑(약 6500만원)의 A급 대우로 5월 1일 시작하는 2005시즌부터 뛰게 된다. 그에 앞서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인 이상미(25)씨와 웨딩마치도 울린다. 올림픽 직후 친구가 소개해줘 4개월여 만났다. "올림픽 열기 때문인지 핸드볼 대표선수라니까 좋게 보더라고요."

지난해 아테네에서 그는 대표팀 부동의 라이트백 윤경신(32)의 대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윤경신이 컨디션 난조를 보일 때마다 나서서 득점을 올렸다. 시드니올림픽 챔피언 러시아를 상대로 7골을 뽑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5일 경북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잭필드배 핸드볼큰잔치 2차 대회에서 HC코로사는 조선대(대학부 1위)를 33-28로 꺾어 전날의 대학 돌풍을 잠재웠다. 이재우는 1차 대회 때 오른쪽 허벅지를 다쳐 교체 멤버로 뛰면서도 4골.3도움을 올렸다. 오세일 감독은 "첫 경기가 워낙 중요해 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우가 열흘 만에 뛰었는데 기대 이상 잘했다"고 했다.

코로사는 핸드볼큰잔치에서 준우승(2001.2002)은 두 번 했지만 우승은 못했다. 2001년 코로사의 창단 멤버로 입단한 이재우는 "이번엔 감이 좋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 우승 이후 팀 사기도 높아졌다. 해외로 나가기 전에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계 장미 육종회사인 코로사는 전 직원 19명 중 14명이 핸드볼선수로 뛰는 독특한 실업팀. 평일엔 근무를 하고 퇴근 후에 운동을 하는 '클럽스포츠' 팀이다.

여자부 A조에선 효명건설이 삼척시청에 고전하다가 23-22로 신승했다.

안동=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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