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지분 줄일 방안 찾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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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표문수(表文洙·49) SK텔레콤 사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KT 지분(9.55%)을 계속 가지고 있을 의사가 없으며, KT와 협의해 지분을 줄이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행 증권거래법으로는 사실상 주식맞교환(스와프)이 불가능한 만큼 원활한 스와프를 위해 정부에 법 개정 등을 건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휴대전화 요금을 내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살깎기식 요금인하는 효율적인 경쟁구도를 해칠 수 있으며, 통신산업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요금인하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KT 지분 매입, 잇따른 기업체 인수 등으로 SK텔레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재계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KT 경영권 장악 의도가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KT의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고 정부가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국내 통신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KT 지분 매각 원칙은.

"물량부담(오버행) 해소 및 주주 가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분의 일정 부분에 대해 먼저 스와프를 추진하고 나머지는 세부조건에 따라 처리하는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KT는 보유 중인 SK텔레콤 주식(9.55%)을 제3자에게 일괄매각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8월 31일까지는 지분을 매각할 때 SK텔레콤의 동의를 얻도록 상호 합의가 돼 있다. 이후에는 KT가 지분을 팔 수 있지만 우리가 돕지 않으면 팔기 힘들 것이다."

-최근 잇따라 기업체를 인수하는 이유는.

"통신·방송·정보기술(IT)의 융합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는 무선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려는 것이다. 인터넷포털업체 라이코스와 케이블방송업체 DMC 인수 등은 인터넷 분야에서 무선과 유선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이다. 필요하다면 또 다른 닷컴 기업을 인수할 수도 있다. 무선통신을 이용한 홈네트워킹 솔루션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신용카드사업 진출도 통신사업과 관련이 있나.

"기존의 신용카드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기기의 기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인가.

"무선인터넷 '네이트'를 중심으로 PC·휴대전화·개인휴대단말기(PDA)·차량장착단말기(VMT)·홈가전제품·TV 등을 연계해 언제 어디서나 이동전화와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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