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칸 "내가 다친 것을 알리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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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격전의 뒷자리에는 늘 전설적인 무용담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번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독일의 주장이자 골키퍼인 올리버 칸(33·바이에른 뮌헨·사진)이 주인공이다.

축구전문 인터넷 사이트 '원풋볼닷컴(www.onefootball.com)'은 2일(한국시간) "칸이 지난달 30일 브라질과의 월드컵 결승전 도중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지만 경기 종료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보도했다.

칸은 후반전 브라질의 미드필더 지우베르투가 골문 가까이에서 헤딩한 공을 받다 놓쳤고, 지우베르투는 흘러나온 공을 차려다 칸의 오른쪽 손가락을 차 인대를 끊어놓았다. 그는 완치하기까지 적어도 2주가 걸리는 중상을 입었지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경기를 계속했다. 스태프와 동료들도 경기가 끝나고서야 칸의 부상을 알게 됐다.

대회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과 최우수 골키퍼상인 '야신상'을 휩쓴 칸은 "지우베르투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경기 도중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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