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의秘策에도 '백 손해' 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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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제3보 (38~56)=일본바둑은 "이 정도면"하고 타협한다. 그러나 한국의 일류들은 용서나 타협을 배제하고 간발의 차이를 끝까지 다툰다. 이 판은 바로 그런 다툼 때문에 초반에 불길이 확 붙었고 그 불길 속에서 백의 조한승이 약간의 화상을 입었다.

38은 A에 붙여 빨리 살아버리는 것이 좋았다. 38에 둔 이상 40은 손을 빼 '참고도1' 백1의 요소로 손을 돌려야했다는 것이 검토실의 주장. 하변은 쉽게 공격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0은 41을 불러 47의 노림수를 유발시켰다. 47에 대해 趙5단은 48의 비책을 준비해뒀다고는 하지만 49,51로 돌파당하자 하변 백대마가 매우 엷어지고 말았다.

48에 흑이 '참고도2' 흑1로 그냥 막는 것은 백8까지 걸려든다.49로 먼저 찌른 것이 중요한 수순으로 이후 50과 51의 돌파는 외길 수순이라 할 수 있다. 얼핏 서로 돌파했으니 피장파장으로 보이지만 백쪽의 타격이 크다.

수순 중에서 흑43은 족보에 없는 희한한 수지만 曺9단의 감각이 그대로 전해지는 실전적인 수.趙5단은 신인답게 스릴을 즐겼지만 결과는 '손해'로 판정이 났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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