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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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53) 영등포구청장은 당선 결정 후 취임일(7월 1일)까지 거의 한 달 동안 빠짐없이 저녁 산책에 나섰다. 조 구청장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정보화센터’가 비좁다던 젊은 엄마, 경로당 시설에 신경 써달라던 어르신 등 산책길에서 만난 구민들의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사람과 복지·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밀착형 공약 10개를 내놓은 조 구청장을 만나 앞으로 펼칠 행정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그동안 구의원으로도 활동이 활발했다. 구청장으로서의 포부는.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30년 살았고, 영등포구의회에서 15년 일했다. 신길동이 지금처럼 발전한 게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1989년에는 자율방범대를 결성해 활동했고 1994년에는 ‘용감한 구민 상’을 받기도 했다. 구의회 활동은 1995년에 시작했다. 구청장 출마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지역 일꾼으로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낙후 지역 개발과 지역밀착형 정책을 펼쳐 한 단계 도약하는 영등포구를 만들고자 한다.”

- 지난 선거에서 5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현역 구청장과의 삼파전도 뜨거웠다. 승리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번 선거 결과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선호보다 현 정권에 대한 평가라는 인상을 받았다. 열심히 하라는 구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구민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포용력과 친화력도 한몫 했다고 생각한다.”

-영등포구의 도약을 위해 어떠한 정책을 펼칠 계획인가.

“학부모들이 여의도를 떠나고 있다. 여의도의 교육열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개선안으로 선진화된 우수고등학교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교육지원금을 시설물 신설이나 개·보수 등에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아예 우수학교를 지정하고 재정을 지원해 우수학생이나 교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교육열을 다시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지난 2월부터 조례 제정 검토를 요청해 온 건이다. 올 하반기에는 우선 초등 6학년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려고 추진 중이다. 초등학교 전 학년 무상급식 지원은 2011년, 중학교 확대 시행은 2012년까지 이행할 계획이다.”

-여성을 위한 복지대책은.

 “여성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여성복지회관을 세울 계획이다.현재 영등포구에는 여성 복지와 관련한 활동의 구심점이 없다. 지금껏 이러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여성복지회관을 건립하자는 말만나왔지 구체적으로 진행된 게 없다. 사실 여성 취업 박람회가 종종 열리지만 일자리로 연결되는 기회는 많지 않다. 여성복지회관이 건립되면 지역 내 여성인력 개발과 육성은 물론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할 것이다.”

-구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영등포구 18개 동 어디나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 특히 105년 역사를 가진 영등포역의 KTX 정차는 구민의 숙원사업중 하나다. 교통이 좋아져야 지역이 개발 되고 발전한다. 영등포를 떠난 사람들도 다시 뒤돌아볼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겠다.

[사진설명]교육·복지·사람 중심의 생활밀착형 공약 10개를 내건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지역 구민들의 말에 더 많이 귀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인터뷰=윤경희 라이프 팀장 / 정리=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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