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등 2조어치 주식 공급 대기 6월 수급 여전히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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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종합지수 800선이 무너지면서 증시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뚜렷한 매수주체가 떠오르지 않고 있는 데다 고객예탁금과 기관의 매수 여력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어차피 이같은 수급불안 요인은 예상됐던 것이고 오히려 악재가 빨리 노출된 만큼 회복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표 참조>

◇늘어나는 주식공급 물량=지난달 4조8천억원에 달했던 KT의 청약 부담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달에는 하이닉스·담배인삼공사·우리금융 등 2조원 규모에 달하는 주식공급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이 정체된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공급은 주가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며 "더욱이 트리플위칭데이(12일) 이후 KOSPI 200 구성종목의 변화로 현재 1조원을 넘는 프로그램 차익잔고 청산욕구가 어느때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증시는 수급불안에 계속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코스닥시장도 이달 중 주식공급 예상물량이 3천2백59억원으로, 올해 월 평균 3천54억원을 소폭 웃돈다.

한때 13조원대를 웃돌던 고객예탁금도 10조6천억원대로 뚝 떨어졌다.이는 지수가 700대 중반을 기록하던 연초 수준이다.

순수주식형 펀드 설정규모도 지난달 중반까지만 해도 10조원을 웃돌던 것이 8조원대로 떨어졌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주식편입 비율은 71.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바꿔 말하면 새롭게 주식을 살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크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저가 메리트 부상"=그러나 6월 공급물량은 이미 노출됐기 때문에 주가가 더 떨어지면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SK증권 김대중 수석연구원은 "주가가 상당히 떨어져 어느 때보다 저가 매력이 생겨난 상황"이라며 "현 수급상황이 대세 상승이라는 큰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선물옵션 만기일을 즈음해 수급이 급속도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껏 선물·옵션 만기일과 관련한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의 대세를 뒤바꿔놓은 적은 없다는 점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황준현 연구원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게 뚜렷한 만큼 현 장세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지난주 프로그램 매물 출회로 물량부담이 미리 반영된 만큼 조만간 강한 반등장세가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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