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왕자들 "응원엔 내가 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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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각국의 '왕자님'들이 자국팀 응원에 발벗고 나섰다.

1일 밤 일본 삿포로(札幌)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독일전.

귀빈석에 앉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나와프 왕자와 투르키 왕자 등 사우디 왕족들은 자국 선수가 공을 몰고 독일 골문쪽으로 질주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나와프 왕자는 사우디 대표팀의 단장을 맡고 있다.

사우디 왕실의 응원 열기는 극성에 가깝다. 투르키 왕자는 지난달 16일 대표단과 같은 비행기로 일본에 도착해 훈련은 물론 휴식시간까지 선수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지난달 24일엔 나와프 왕자 등 다른 5명의 왕자들이 단체로 일본을 찾아 대표팀 응원 대열에 합류하는 바람에 일본 축구관계자들이 "도대체 사우디에는 왕자가 모두 몇명이냐"고 묻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마이클 오언과 데이비드 베컴 등 스타선수들을 출전시킨 영국 왕실도 사우디 못지 않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지난달 초 잉글랜드 대표팀 에릭손 감독과 선수들을 직접 만나 격려했으며, 이번 대회엔 둘째아들인 앤드루 왕자를 파견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 명예회장인 앤드루 왕자는 2일 사이타마(埼玉)에서 열리는 잉글랜드-스웨덴전에서 자국팀 응원에 나선다.

당초 찰스 왕세자의 둘째아들인 헨리 왕자도 작은아버지인 앤드루 왕자와 동행하려 했지만 1일부터 나흘간 벌어지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관식 50주년 기념행사 때문에 따라나서지 못했다.

4일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일본-벨기에전에선 양국 왕자들의 맞대결 응원전이 펼쳐진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각각 공주를 얻은 벨기에의 필립 왕세자와 일본의 나루히토(德仁)왕세자가 귀빈석을 나란히 예약했기 때문이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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