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5일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하야(下野)"(在五총무)를 요구했다. 세 아들의 비리 의혹을 놓고서다.
당 소속 의원·지구당 위원장 2백여명은 당사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DJ 사퇴"와 "세 아들 구속"을 연호했다. 이날 국회 법사·정무위 등 9개 상임위에서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일제히 金대통령의 세 아들 비리를 매섭게 몰아쳤다. 원내외 총력전 양상이다.
이처럼 대통령 하야까지 들고나온 것은 권력비리 의혹을 대선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중단없는 투쟁" 다짐한 규탄대회=원내외 위원장들은 "DJ정권은 단군 이래 가장 썩은 정권"이라며 "비리의혹 규명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자"고 결의했다. 박관용(朴寬用)총재권한대행은 이번주를 '투쟁주간'으로 선포하면서 "중단없는 투쟁"을 다짐했다.
이재오 총무는 "DJ가 야당 총재 시절인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과 같다"면서 DJ하야론을 이끌었다.
홍준표(洪準杓)의원은 대통령 부인 이희호(姬鎬)여사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했다."여사가 지난 2월 초 방미했을 때 30개의 외교행랑(밴 두대 분량)을 가져갔는데 돌아올 땐 아무 것도 없었다"면서 "내용물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좌석에선 큰 소리로 "현금"이란 말이 튀어나왔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대통령 3남 홍걸(弘傑)씨와 관련,"호화주택·호화생활비·인사개입·뇌물수수·비리은폐 등 5대 비리의혹이 있다"며 관련 자료를 배포했다.
"세 아들 비리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경우 당과 이회창(會昌)전 총재의 떨어진 지지율을 생각보다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당직자는 기대했다.'노풍(風·노무현 지지 바람)'을 잠재울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란 판단이다.
◇상임위마다 세 아들 거론=국회 상임위마다 DJ친인척 비리가 도마에 올랐다. 법사위에서 한나라당 이주영(柱榮)의원은 "이용호·정현준·진승현 등 3대 게이트의 몸통이 아태재단과 DJ차남 홍업(弘業)씨"라며 "감사원은 아태재단을 특별감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의원까지 "감사원장은 'DJ 처조카인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사건은 씨 개인문제'라고 했지만 말이 안된다"며 "해명하라"고 가세했다.
정무위에서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의원은 "세 아들 비리와 관련해 시중엔 '홍단이 싹쓸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추궁했고, 이성헌(性憲)의원은 "부패방지위원회가 대통령 친인척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