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자원은 사우디 부럽잖은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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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프가니스탄이 1조 달러(약 1225조원) 규모의 광물을 보유한 자원부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8325억 달러)을 웃돈다. 아프간 GDP(120억 달러)의 83배에 달하는 만큼 마약 생산에 의존하는 이 나라 경제를 근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아프간은 개발되지 않은 철·구리·코발트·금·희소금속 등 광물자원이 엄청나다. 특히 노트북 컴퓨터나 전기자동차 배터리 원료인 리튬 보유량은 세계 최대 보유국인 볼리비아와 맞먹는다. 문건은 ‘아프간이 리튬 분야의 사우디아라비아(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아프간에는 놀랄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프간이 풍부한 자원을 경제 개발에 제대로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측근인 모하마드 이브라힘 아델 아프간 광업장관이 3000만 달러의 뇌물을 받고 중국에 아이나크 구리광산 개발권을 내준 혐의로 사직하는 등 부패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프간의 광산이 탈레반 반군의 자금원으로 활용되거나 자원 사냥에 나선 중국이 아프간 자원을 싹쓸이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프간은 1980년대 소련 지배에 이어 90년대 내전과 과격 이슬람 세력 탈레반 집권 등의 혼란으로 자원 개발에 나설 수 없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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