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브라우저도 경쟁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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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익스플로러는 구글의 ‘크롬’이나 애플의 ‘사파리’와 같이 인터넷에서 웹페이지를 보기 위한 도구(브라우저)의 하나다. 그런데 국내 브라우저 시장에서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90%가 넘으면서 대부분이 ‘인터넷=익스플로러’로 알고 있다.

글로벌 브라우저 시장은 이미 1년 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넷애플리케이션스가 지난 4월 발표한 브라우저 시장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최근 5개월 동안 가장 가파른 성장을 기록한 브라우저로 크롬을 꼽았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같은 기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크롬·사파리 등 익스플로러 외의 개방형(오픈) 브라우저는 시장 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올렸다.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은 왜 익숙하던 브라우저를 바꾸고 있나. 인터넷에서 이용자들은 정보를 보지만, 그 소통은 웹을 연결해 주는 브라우저에 크게 의존한다. 그런데 최근 웹사이트의 정보들이 문자 위주에서 동영상 등 비주얼 기반으로 바뀌고, 콘텐트가 쌍방향으로 오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이용자들의 욕구도 높아졌고, 점차 다른 브라우저로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됐다. 다운된 인터넷 창 때문에 컴퓨터의 작동이 멈추거나 화려한 동영상 사이트에 들어가려면 느려터져 답답한 심정을 풀기 위해서다. 요즘 휴대전화기 소비자들이 일반폰보다 우수한 콘텐트를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을 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다 보니 브라우저 시장에도 혁신을 통한 경쟁이 촉진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모든 개발자가 자유롭게 참여해 기능을 향상시키는 오픈 브라우저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혁신의 속도에서도 혼자 할 때 시속 10㎞라면, 모두가 함께하면 1000㎞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동영상 사이트도 순식간에 로딩해 주는 빠르고 똑똑한 브라우저가 인기다.

인터넷 소통 플랫폼인 브라우저도 선택의 시대가 됐다.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지만, 내게 맞는 브라우저를 가져야 그만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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