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덫에 걸려든 김지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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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민은행 박광호 감독은 신세계의 탄젤라 스미스가 3파울을 기록하고 물러난 후 타미 셔튼브라운에게 정선민을 맡게 했다. 스미스 대신 기용된 루시아 브라운은 신정자 등 국내 선수들이 막아도 좋을 만큼 기량이 떨어진다고 보았던 것이다.

박감독의 예상은 빗나갔다. 정선민은 셔튼브라운과 정면대결하는 대신 마치 가드처럼 볼을 다루며 브라운·이언주·양정옥 등 동료들에게 많은 찬스를 만들어 주었다. 여기서 브라운이 평소와는 달리 많은 득점을 기록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신세계 쪽으로 끌었다.

신세계 이문규 감독은 경기 초반 매우 위험한 수비를 선택했다. 셔튼브라운에게 대량실점하면서도 수비의 초점을 김지윤에게 맞춘 것이다. 어느 정도는 줘도 좋다고 생각했겠지만 너무 많았다. 전반에만 15점. 그러나 김지윤에게 9점밖에 주지 않았다. 김지윤은 자신의 득점이 많아야 팀플레이도 살아나는 선수다. 가드에 대한 협력수비라는 신세계의 덫에 갇힌 김지윤은 코트를 넓게 보지 못했다. 다섯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3점슛도 시간에 쫓겨 던지게 됐다. 여섯개나 되는 3점슛을 던졌지만 두개만 성공했다.

광주=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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