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정·생리는 어른이 되는 과정 "너도 다 컸구나" 축하해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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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엄마, 고추에서 오줌도 아닌데 하얀 물이 나왔어요."

"와, 우리 아들 어른 됐구나. 축하해!"

이돈아(35·여)씨의 아들 장호(10)는 최근 몽정을 시작했어요. 같은 반 남학생 18명 중 3~4명은 이미 같은 경험을 했대요. 요즘 아이들은 영양상태가 좋아서 부모 세대에 비해 사춘기가 훨씬 빨리 찾아온답니다.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의 고민을 엄마·아빠가 직접 풀어주세요.

◇'몽정(男)·생리()를 시작했어요'

남자 아이의 경우 아빠가 평소 함께 목욕을 하면서 음모가 나지 않았는지 등을 살펴 사춘기 여부를 알아봐 주는 게 좋아요.

사춘기에는 갑자기 큰 힘을 주거나 잠을 자다가 생식기가 이불에 스치는 등의 자극에도 정액이 쉽게 배출돼요. 정액으로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있으면 지저분해지고 냄새가 나게 되니까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어야 해요. 집에 여벌의 속옷과 휴지 및 속이 보이지 않는 휴지통을 마련해 두는 게 좋아요.

여자 아이들에게는 생리대 광고가 나올 때 자연스럽게 생리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생리를 시작하면 생리 기간과 양을 지속적으로 기록해서 생리 주기를 파악해야 매번 당황하지 않아요.

생리 중에는 과격한 운동이나 과식, 탕 목욕·수영을 피해야지요. 생리통이 심하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알려 도움을 받도록 해요. 생리의 양이 적은 날이라도 생리대를 자주 교체해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해요.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생리나 몽정이 찾아오면 "키가 크는 것처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변화야"라며 축하해 주세요.

생리나 몽정이 또래보다 늦더라도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개인차가 무척 크기 때문에 고교생이 된 뒤에야 시작하기도 한답니다. 부모님들도 "너무 일찍 시작해 당황하는 것보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게 좋은 거야"라며 격려해 주세요.

◇'음란물을 봤어요'

어린이들이 음란물을 자주 접하면 잘못된 성(性)관념을 가질 위험이 커요. 요즘에는 저질 스팸 메일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어 어린이들도 음란물의 공격을 피하기는 힘들어요. 대신 "나 이상한 거 봤어요"라며 부모님에게 솔직히 드러내는 게 좋아요.

내일여성센터 김영란 성교육센터 소장은 "부모도 자녀가 음란물을 본 사실을 모른 척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라고 말했어요. 자녀가 음란물을 본 흔적이 있다면 이렇게 얘기하는 게 좋대요.

"너무 어릴 때 그런 걸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음란물은 몇몇 나쁜 어른들이 돈을 벌려고 일부러 자극적인 장면을 꾸며낸 것이어서 사실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야. 아빠도 어릴 때 본 적이 있는데 참 안 좋더라. 어떤 사람이 그런 걸 보내는지 알아봐야겠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또 보게 되면 이야기해 줘."

◇'자위 행위는 나쁜건가요'

자위 행위를 하면 머리가 나빠지거나 키가 크지 않는다는 등의 이야기는 근거 없는 낭설이지요. 자위 행위 자체는 나쁜 게 아니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지나치게 잦거나 청결에 주의하지 않으면 생식기가 감염되거나 다칠 위험이 있어요. 학업이나 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절제하는 법도 배워야 해요.머리를 많이 쓰는 일을 하거나 운동·문화 생활 등으로 관심의 폭을 넓히는 게 좋아요.

<참고: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www.youth-n.com)>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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