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택시기사·일본 관광객 '아름다운 인연'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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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요즘 충남 아산에선 50대 택시기사와 일본인 관광객사이에 택시요금을 놓고 벌어진 미담이 화제다.

이곳에서 올해로 5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정명희(鄭明姬 ·54 ·아산시 좌부동)씨는 최근 충남도 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4만원을 기탁했다.

鄭씨는 지난해 9월 14일 아산에서 온천을 즐기고 천안역으로 가던 일본인 관광객 코무로 쓰네유키(小室常之 ·45 ·후쿠오카시 거주)를 온양온천역 앞에서 태웠다.그러나 천안역앞에 도착한 코무로는 호주머니를 뒤지며 당황해했다.

순간 鄭씨는 말은 통하지않지만 그가 지갑을 잃어버려 택시비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鄭씨는 코무로에게 손짓으로 안심시킨 뒤 택시요금(1만2천원)을 받지 않은채 한국말로 “안녕히 가라”며 인사까지 보태 떠나 보냈다.

귀국한 코무로는 “여행중 고마웠던 기사님을 잊을 수가 없다”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이름은 모르지만 친절을 베풀어준 운전기사에게 전해달라”며 택시요금 4만원(한화)을 충남도로 보내왔다.편지에는 그가 이용한 택시의 차량번호가 적혀있었다.

도는 수소문끝에 차량의 주인공을 찾아 지난해 10월 鄭씨에게 4만원을 주고 선행을 표창했다.

그러나 鄭씨는 “택시기사로서 당연한 일을 했는데 과분한 칭찬을 받은 것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며 “작은 돈이지만 추운 겨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년 ·소녀가장에게 써달라”며 내놨다.

鄭씨는 5년전부터 택시안에서 껌을 판 돈 등을 모아 마련한 2백여만원씩을 해마다 사회복지시설에 보내는 등 불우이웃돕기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아산=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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