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 권력핵심 개입 의혹 증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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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진도 보물 발굴 작업에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 사업에 뛰어든 이용호(李容湖) G&G그룹 회장이 청와대 행사에 참석하고 권력 실세들의 이름을 자주 거론했던 것으로 밝혀져 '이용호 게이트'에 권력 핵심부가 관련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7일 李씨와 거래했던 한 금융권 인사에 따르면 2000년 李씨는 1백억원대의 계좌에서 수억원 내지 수십억원 단위로 돈을 인출하면서 "나는 높은 분들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지금 옮기는 돈도 그들에게 들어가고 있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는 것이다.

李씨는 자신이 데이콤과 공동 설립한 시스웨이브가 국내 5천번째 기업연구소로 선정돼 2000년 3월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기호 수석이 국정원을 통해 발굴사업 지원을 요청할 당시 국군 정보사령부 李모 중령이 사업에 참여했다고 최초 발굴사업자가 말함에 따라 해군과 해경 뿐 아니라 정보사가 발굴작업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초 발굴을 추진했던 蘇모(58)씨는 2000년 3월 정보사 李모(중령)과장으로부터 "국가 특수기관.국정원.청와대 경제수석과 초법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으니 현장에 관여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李과장은 "蘇씨 등을 만나긴 했지만 보물사업에 직접 개입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차정일(車正一)특별검사팀은 29일 이형택(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씨를 소환, 보물 발굴 사업과 관련해 청와대.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기호 수석도 조만간 소환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언.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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