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없어" 여 대선주자들도 포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들이 청와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광옥(辛光玉)전 민정수석에 이어 박준영(朴晙瑩)전 공보수석까지 대통령 측근들이 잇따라 비리 관련 의혹을 받자 차기 주자들은 어이 없는 표정이다.

이인제(李仁濟)고문은 "청와대와 검찰.국정원 고위직들의 비리 연루는 일반범죄와 다르다"면서 "국가의 중추신경 계통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유종근(柳鍾根)전북도지사는 "근본적으로 시스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가 기업을 추천하고 평가할 권한을 갖고 있어 청와대나 관료들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김근태 고문도 "왜 이런 얘기가 또 나오는지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金고문 측근은 "민정수석과 공보수석을 지낸 사람들이 전부 부패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해명이 있어야 한다"면서 "다음 주부터 비판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김중권(金重權)고문은 "아직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밝힐 게 있다면 밝혀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가뜩이나 불편한 청와대 심기를 굳이 건드리지 않겠다는 배려다.

청와대에 불만을 표한 사람은 대선 주자뿐 아니다. 당내에서는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겠다. 당이 쇄신 발전을 꾀하는 마당에 이런 일이 터지느냐"(申樂均 고문)는 자탄이 터져나온다.

이낙연(李洛淵)대변인마저 "착잡하다. 그러나 검찰은 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진상을 캐 밝힐 것은 밝혀 의혹을 씻어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했을 정도다.

대선주자들의 경선 레이스에 불이 붙으면 김대중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내세우는 주자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송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