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위기 전북축산고 '말(馬)' 덕분에 되살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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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학생수 감소로 폐교 될뻔 했던 시골의 한 고등학교가 말 때문에 살아났다.임오년(壬午年) 말(馬)띠 해의 경사라며 화제다.

남원시 운봉읍 산골에 있는 전북축산고(교장 朴廷官 ·60).축산과 관련된 고교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3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지난해 신입생 모집 결과 정원이 60명인데 지원자는 15명에 불과했다.그마져 일부 학생들이 중간에 학교를 그만 둬 9명으로 줄었다.1992년부터 계속된 정원미달사태가 이쯤에 이르자 전북도교육청은 폐교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딱한 처지에 놓였던 이 학교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 든 것은 지난해 8월.교육부가 말·애견 관리 전문과정을 신설해 축산고를 특성화 고교로 지정한다고 통보해 온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신입생 정원을 24명으로 줄이고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했다.그 결과 33명이 몰려 9명이 낙방하는 이변을 낳았다.

한국마사회가 남원시와 인접한 장수군에 80만평 규모의 경주마 목장(2005년 완공예정)을 조성하기로 한 것도 축산고 인기에 한 몫을 했다.

마사회는 축산고에 실습용 말 다섯마리를 기증하는 한편 재정지원과 우수학생 특별채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朴교장은 “말띠 해에 말이 학교를 살렸다”며 “앞으로 국내 동물산업을 이끄는 우수한 인재양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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