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펙 어떠세요?] 박윤지양·오형석군, 한양대 입학사정관에게 물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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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석호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한양대에 모의 지원한 오형석(왼쪽)군·박윤지양. 사정관들은 이들에게 “자신의 특성을 파악해 세부 전형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지양

신문방송학과 지원
내신
국어-1.25등급, 수학-1.75등급, 영어-1등급 등 전과목 평균 1등급 초반대
수상경력 교내상-교내수학경시대회 우수상(2009년)·장려상(2010년), 봉사상(2008년), 내신성적 우수상(2009·2010년) 등 다수/교외상-서울시 표창장(극기부문, 2010년)
특이사항 과외수업 없이 내신성적 최상위권 유지, 모의고사 언어·수리 1등급, 외국어 1~2등급
봉사활동 90시간(2009년 7월~2010년 1월까지 세브란스 암센터 환자들에게 봉사)
장래희망 1·2학년 번역가, 현재-스포츠신문 기자


박윤지양의 학생부를 검토한 사정관들은 “학업 성취도 측면에선 나무랄 데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어 “교과성적만으로 모집정원의 3배수를 뽑는 학업우수자 전형에 지원한다면 1단계 통과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미래인재 전형에선 학생부 비교과뿐 아니라 제출서류를 통해 활동 내역을 평가하기 때문에 뚜렷한 비교과 실적이 없는 박양의 경우 합격 가능성이 낮다. 이인균 팀장은 “학업우수자 전형도 2단계에서 학생부 비교과를 보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2단계 전형의 실질 경쟁률은 2대 1 수준”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2단계까지 통과하고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학생 비율이 30%를 넘었다”고 말했다. 학업우수자 전형은 비교과 실적보다 내신과 수능의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다. 박양은 지난 3월 치른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언어·수리 1등급, 외국어 2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크다.

김수진 사정관은 박양에게 “입학사정관 전형 외에도 수시 2차 일반우수자 전형도 함께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박양의 경우 내신과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좋아 논술 준비를 병행한다면 일반우수자 전형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오형석군

기계공학과 지원
내신 국어-4.25등급, 수학-1.75등급, 영어-3.5등급 등
전과목 평균 3등급 후반대
수상경력 교내상-교내과학탐구대회 우수상(2008년)·금상(2009년), 교내수학경시대회 최우수상(2009년)/교외상-서울시과학전시관 영재교육원 과학영재부문 최우수상(2008년) 등 다수
특이사항 초등 6학년부터 꾸준히 과학영재반 활동, 서울시과학전시관 영재교육원을 수료하면서 3편의 과학분야 논문 작성, 과학교과 내신성적 우수(1.6등급)
봉사활동 49시간
장래희망 우주항공 관련 연구원


오형석군은 교내 수학·과학경시대회 수상 실적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영재반에서 활동했고, 중3 때부터는 서울시과학전시관 영재교육원에 다니며 과학분야 과제연구 발표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했다. 면접 때는 영재교육원을 다니면서 작성한 과학분야 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신형선 사정관은 “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활동해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과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과목의 내신성적이 3~4등급대라는 게 문제다. 신 사정관은 “비교과 활동이 좋고, 면접에서도 ‘항공우주연구원이 되겠다’는 진로계획이 뚜렷해 미래인재 전형에 적합하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신성적 때문에 1단계 통과를 장담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 전형 서울캠퍼스 합격생의 내신 평균은 석차 등급으로 2등급 중반대였다.

공학인재 전형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아 평소 모의고사 수리영역에서 2~3등급을 받는 오군의 경우 합격 가능성이 낮다. 이 팀장은 “3학년 1학기 성적을 높이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미래인재 전형에 지원할 경우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학업계획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잠재 가능성 부분을 부각시키라”고 조언했다.



면접 어떻게 진행되나

모의면접 평가를 맡은 김수진·이인균·신형선 입학사정관(왼쪽부터).

미래인재 전형 2단계에서 진행되는 면접은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추천서, 증빙 서류를 바탕으로 수험생의 기초학업능력과 잠재력, 전공적합성, 인성을 종합 평가한다. 학생 한 명을 평가하는 데 교수사정관 2명과 전임 입학사정관 2명 등 4명의 사정관이 참여해 30분 동안 면접을 실시한다. 제출 서류에 기재된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 주를 이룬다. 예를 들어 수학 분야와 관련한 연구논문을 작성한 기록이 있는 학생에게는 수학 관련 지식을 물을 수 있고, 영어통역 자원봉사활동 경력을 제출한 경우엔 영어면접이 이뤄지기도 한다.



[한양대 합격전략] 교내 활동, 지원 학과 연관성 주로 본다

한양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성취 및 잠재적 능력’ ‘품성 및 자질’ ‘기초학업 능력’의 세 가지 항목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정원외 전형을 제외하고 ‘학업우수자’ ‘공학인재’ ‘미래인재’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의 기본적인 취지를 살린 전형은 ‘미래인재’ 전형이다. 이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를 포함한 서류 100%로 전형한 뒤 2단계에서 면접 100%로 선발한다. 최종 합격은 3단계 심의평가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2단계 전형을 마친 뒤 3단계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 전에 고교 현장 실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2단계 면접 과정에서 현장 실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골라 학생의 답변 내용이나 제출한 서류의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양대 입학사정관 전형에선 수험생들의 화려한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의 교내 실적과 학업 성취 능력, 교내 활동의 다양성이나 지원 학과와의 연계성 등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삼는다.

박윤지양은 내신 성적이 매우 우수했다. 하지만 진로 희망과 지원 학과의 불일치성이 나타났고 다양한 활동 영역이 보이지 않아 ‘미래인재’ 전형에선 학생이 지닌 교과 내신의 장점을 살리기가 어려워 보였다. 내신성적 반영비율이 높은 ‘학업우수자’ 전형을 노리는 게 유리할 것이다.

오형석군은 ‘공학인재’ 전형 또는 ‘미래인재’ 전형에 지원할 예정이다. 과학영재반 경험이 있고, 교내경시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자신의 진로 희망과 비교과 영역 성적이 우수했다. 그러나 교과 성적이 좋지 않아 1단계 합격 가능성을 낙관하기 힘들다. 그래도 오군의 모의고사 성적을 고려할 때 ‘공학인재’ 전형보다는 ‘미래인재’ 전형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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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할 때는 각 전형이 지닌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이 지닌 장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장점을 보다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 단점을 만회할 수 있는 방안 등 명확한 자기 전략이 전제돼야 합격선에 보다 근접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컨설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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