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용품' 동진레저 강태선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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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강태선 동진레저 사장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본사 매장에서 방수기능의 등산복 "블랙야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 등산용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동진레저의 강태선(55)사장은 창업 30여년 동안 세 번의 위기를 겪었다고 한다. 첫 위기는 창업 후 바로 부도가 난 1975년이었고, 둘째는 정부가 91년에 내린 야영 금지령으로 당시 주력품인 텐트 사업이 휘청거린 일이다. 그리고 셋째 위기는 국내 레저용품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던 90년대 후반을 강 사장은 '경영 위기의 시기'로 꼽았다. 강 사장은 그러나 "위기가 사업을 키웠다"고 말했다.

동신레저는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98년 1월 베이징(北京)에 국내업체론 처음으로 등산전문 매장을 열었다. 산이 많지 않은 중국 대도시에서 등산 장비를 파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외환 위기로 등산용품의 내수가 얼어붙어 중국시장에서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강 사장은 "등산 인구가 적다면 사람들이 산에 다니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전문 잡지에 광고를 내고 레저 관련 캠페인 행사를 후원하며 시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동진레저는 중국 백화점 9곳에 납품하고 현지에 대리점 43개를 운영 중이다. 매장 수는 중국 등산전문점 가운데 둘째로 많다. 중국 등산전문지의 하나인 '산예(山野)'의 지난해 10월호는 등산전문가들이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로 동진의 브랜드인 '블랙야크'를 뽑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동진의 중국 매출은 300만달러이다. 강 사장은 향후 3년 안에 중국에서 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사장은 "올해 중국 전역에 실내 암벽장이 100여 군데가 생길 정도로 암벽등반 붐이 일고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우리 제품이 시장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이에 앞서 80년대 한창 재미를 봤던 야영장비 사업이 된서리를 맞자 등산복 시장에 눈을 돌렸다. 당시는 사람들이 대부분 평상복을 입고 등산하던 때였다. 디자이너 2명을 데라고 해외 박람회를 순회하며 기술을 익혔다. 세계적인 기능성소재 업체인 고어텍스의 협력업체가 되면서 등산의류 독자브랜드인 '블랙 야크'를 선보였다. 강 사장은 "향후 몇년간은 브랜드 파워를 더 키우면 중국에서 일등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동진레저의 매출은 600억원이다. 올 매출은 7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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