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다나카 외상에 '부하조정법' 옛 교본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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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부하들이 기분좋게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과오에 집착하거나 편애하는 일 없이 사심을 버리고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가 외무성 관리들과 불화를 빚어 난처한 입장에 처한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외상에게 '부하조정법'의 핵심이 담긴 고서(古書)의 한 구절을 복사해 건넸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날 다나카 외상에게 전달한 것은 에도(江戶)시대 유학자인 사토 잇사이(佐藤一齊)가 당시 중책을 맡고 있던 관리들을 위해 지은 교본의 한 부분. "부하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라"는 게 요지다. 다나카 외상은 "러브레터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다나카 외상에게 계속 쓴소리를 하는 것은 여론의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주말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외상으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답한 사람은 57%에 그쳤다.

신문은 특히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한 응답자가 31%로 지난 6월 조사 때보다 14%포인트가 늘어났다며 "한동안 과열됐던 '마키코 신드롬'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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