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차기후보 입장 제각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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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당정 쇄신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면서 민주당 내 차기 주자군의 입장도 명확해지고 있다.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전형적인 '현실 중시형'이다. 李위원은 "당정 쇄신은 감정으론 안되며 현실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달 31일의 계보의원 모임에서 "대통령 중심"을 외치며 김대중 대통령을 강력히 옹호했다.

동교동계 구파의 지원이 절실한데다 여권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경우 자신이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대선에서 승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란 분석이다.

노무현(盧武鉉)최고위원은'좌고우면(左顧右眄)'의 행보다. 盧위원은 당정 쇄신.동교동계 구파 퇴진문제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는데, 명분상으론 쇄신파에 가깝지만 동교동계를 무시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초지일관(初志一貫)형'이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최고위원 회의 이후 계속 국정 쇄신과 동교동계 해체를 요구해왔다."쇄신이 없으면 앞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동교동계 신파지만 쇄신파와 가까운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중도개혁형이다. "사조직처럼 운영돼온 당체제를 바꿔야 한다"며 동교동계 구파를 겨냥했던 韓위원은 1일에는 "(실명을 거론하는)공개적 방식으로는 해결이 안된다"며 쇄신파를 나무라며 갈등의 중재역을 자임하는 등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은 '대의명분(大義名分)형'이다. 金위원은 한광옥 대표와 교체되는 과정에서 서운한 일이 많았다. 그런데도 회의 때마다 "韓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모든 걸 당내 공식 조직의 결정에 따르라"고 촉구,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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