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장관 "라마단 시작해도 공습 계속 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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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탈레반과 북부동맹의 대치지역인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 지역을 공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거점인 남부 칸다하르와 수도 카불 등 주요 도시를 주로 공습해온 미군이 전략적 요충지인 마자르 이 샤리프를 공습한 것은 미군이 북부동맹과 본격적인 공동작전을 펴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마자르 이 샤리프는 수도 카불에서 아프가니스탄 북쪽의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과 연결되는 길목에 자리잡은 전략 요충지다.탈레반측은 이곳에 주력부대를 배치했으며 북부동맹측은 최우선 점령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미군 특수부대 20여명이 북부동맹 요원과 함께 마자르 이 샤리프 남쪽 60㎞까지 진입했다고 22일 보도했으나 미군 당국에 의해 확인되지는 않았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북부동맹의 카불 점령을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다른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최대한 빨리 문제를 처리할수록 보복 테러를 당할 가능성이 작아진다"면서 다음달 16일 시작하는 이슬람 금식월(禁食月.라마단) 기간 중에도 아프가니스탄을 계속 폭격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이슬람 국가들이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축제 기간에도 전쟁을 벌인 예가 수두룩하며 그것이 금지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슬람 국가들의 반발을 우려해 금식월 기간에는 공습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한편 영국 해병대와 공수여단 등 지상군 병력 1천여명이 오만에 있는 걸프 전진기지에서 실전 준비를 완료하고 곧 아프가니스탄 전선에 투입될 것이라고 BBC 등 영국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예영준 기자, 외신종합

*** 라마단이란…

다음달 17일부터 한 달 동안 계속되는 라마단 기간에 이슬람 신도들은 해가 지기 전에는 음식은 물론 물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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