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쟁' 분석] 구소련군 '보급투쟁' 서 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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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980년대 옛 소련군의 참패로 끝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앞둔 미국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18일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내놓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은 이 나라가 10년여(79~89년)에 걸친 소련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요인을 분석했다.

우선 소련군을 축출,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한 이슬람국가로 만든다는 정신력이 바탕이 돼 게릴라전을 통해 상대방을 끝없이 괴롭힌 것이 소련군을 철수하게 만들었다.

아프간 반군의 게릴라 전술은 강한 소련군과의 정면대결은 피하고, 자신들의 전투력 손실을 줄이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험준한 산악과 높은 고도 때문에 소련군이 희박한 공기로 고생한 것은 자연이 제공한 승리의 요인이었다.

전쟁 초기 아프가니스탄은 소련의 공정사단과 특수부대인 스페츠나즈, 전차.장갑차.중화기 등으로 무장한 자동화 저격사단(기계화 보병사단)에 밀려 한때 수세에 몰렸으나 84년 말부터 파키스탄.중국.아랍의 무기원조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때 공급된 미국제 휴대용 대공미사일 '스팅어' 도 한몫했다.

85년까지 아프간 반군은 한대의 항공기도 없었으나 소련군은 수호이 등 전투기 2백대와 하인드D(Mi-24) 공격헬기 등 헬기 3백50대 이상을 배치해 소련이 절대적 수적으로 우세했다. 그런 유리한 상황에서도 소련이 패전한 것은 아프간 게릴라의 집중된 공격으로 병참선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자료는 설명했다.

아프간 반군은 84년 칸타하르 노상에서 하루에 1백40여대의 소련군 보급차량을 파괴할 정도로 소련군을 괴롭혔다.

김민석 군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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