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노사 힘합쳐 연구소 차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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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 지난달 15일 노사문화연구소 개소식 뒤에 노사평화를 바라는 의미에서 우의제 사장(右)과 김준수 노조위원장(中)이 함께 비둘기를 날리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달 15일 '함께 사는 노사문화연구소'를 청주 사업장에 열었다. 노사가 공동으로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 이 연구소의 기금은 회사가 내놓은 근로복지기금 등 1억6000만원과 정부의 노사협력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지원된 3000만원 등 모두 1억9000만원이다.

노조위원장이 연구소장직을 맡고 경영지원본부장은 대학 교수들과 함께 연구소의 자문위원으로 나섰다. 아직은 상근 연구원이 없으나 노사가 함께 ▶노사 공영 모델 찾기▶학습조직▶작업장 혁신▶희망 찾기 등 4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분야별 연구과제를 발굴 중이다. 노조위원장은 이를 위해 경영지원본부장과 매주 한 차례 만나 노사 현안 토의와 정보 교환을 하고 있다. 하이닉스 노조는 2000년 불어닥친 반도체 불황으로 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리자 회사 경영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임금동결을 하는 등 고통분담을 약속했고 생산성 향상 아이디어를 짜냈다. 이 결과 하이닉스는 최근 2년 동안 공장 증설 없이 1조원이 넘는 생산성 증대 효과를 봤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올해는 1000억원의 성과급을 약속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년 직원의 30%가 회사를 떠났지만 올해는 5% 미만으로 떨어져 회사 분위기도 안정을 찾았다. 김준수(45)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어용이라는 말을 들어가면서도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조합원들을 설득했다"며 그간의 속앓이를 설명했다. 노화욱(54)경영지원본부장은 "노사문화연구소가 회사발전의 지혜를 짜내고 합리적인 근로자 복지 증대안도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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