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효과' 하루만에 약발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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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죽은 고양이의 뜀뛰기(Dead Cat Bouncing)' 인가.

이른바 '시스코(미국의 인터넷 장비업체)효과' 가 하루 천하로 끝나자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하는 말이다.

죽은 고양이가 도약하는 듯 보이는 착시(錯視)현상이 또 한번 증시에 나타난 게 아니냐는 진단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의 섣부른 기대감이 주가 단기 급등으로 이어지는 장세를 '죽은 고양이 뜀뛰기' 라고 부른다.

지난 6월 초순의 인텔, 7월 중순에는 야후가 번갈아 가며 이런 반등장세를 이끌어 냈다. 굿모닝 증권 이근모 전무는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시중 자금(유동성)이 넘쳐날 때 자주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며 "투자자들이 뭔가 반등의 계기를 찾고자할 때 반등의 빌미를 제공하지만 결국 경기하락이라는 대세를 거스르지 못한다" 고 지적했다.

인텔.야후 효과 때 미국은 물론 국내 주가도 단 하루 폭등한 뒤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인텔 상황이 최악을 벗어나고 있다' 는 관측이 나오자 국내 종합지수는 20.64포인트(3.43%), 코스닥지수는 2.63포인트(3.37%) 가 올랐다. 7월에 '야후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는 발표가 나왔을 때도 코스닥 지수는 하루 동안 6% 이상 폭등했다.

그러나 '죽은 고양이 뜀뛰기 장세' 는 잠시 반짝하지만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와 주가는 되밀리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런 장세는 구체적인 실적 호전이 아니라 '예상에 비해 나쁘지 않다' 는 것이 재료이기 때문에 상당기간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힘이 없다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한 두차례 더 이런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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