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대형서점서 소란 행위 자제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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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시내 대형서점으로 나들이를 했다. 서점 문을 들어서자 발디딜 틈 없이 빼곡이 들어선 사람들로 매장 안은 혼잡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만큼 많구나' 하고 생각하니 흐뭇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흡족한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아동서적 코너에 들어서자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겹겹이 바닥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그 때문에 원하는 책을 집을 수도, 찬찬히 들여다 볼 수도 없었다.

서점 도우미들도 매장 바닥에 앉은 사람들 때문에 책을 운반하지 못해 쩔쩔맸다.

도우미들이 비켜달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길 한 가운데에 정좌한 채 책을 읽는 엄마와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가 하면 다른 사람이 보고 있는 책을 자기가 보겠다고 떼쓰며 소리지르는 악동들도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옆에 있던 엄마들은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조용해야 할 서점 안이 시장바닥 같아 아찔했다. 책을 읽는 모습은 누가 봐도 흐뭇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남을 배려하는 마음부터 길러야 하지 않을까.

윤후남.서울 중구 남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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