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사업도 젊은 피 수혈… 김영성 핵심 일꾼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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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번 8.15 남북 공동행사를 끝으로 북한의 대남 관계자들이 대거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8.15행사에 참석했던 한 학계인사는 "북측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허혁필(68)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 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국장이 사석에서 '이번 행사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고 밝혔다" 고 전했다.

북한에서 발행되는 주간신문 통일신보의 한 관계자도 평양에서 우리측 관계자에게 "오랫동안 남북교류에 관계해온 60대 간부들이 상당수 일선에서 물러나고 40~50대 신진인사들이 부상할 것" 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남북교류를 관장해 온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들은 금강산과 평양에서 각각 열린 '6.15 통일대토론회' '8.15 통일대축전' 등 남북 공동행사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대신 민화협 소속의 40~50대 새 얼굴들이 행사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6.15 통일대토론회' 실무협의 때 북측 대표로 나온 이관익 민화협 사무소장이 대표적인 신진 인물로 꼽힌다.

한 북한전문가는 "이관익을 중심으로 한 실무팀이 8.15행사를 총괄한 것으로 보인다" 며 "이들은 범민련 북측본부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남한 인사와 만날 때 민화협 소속으로 나온다" 고 말했다.

올해 초 단행된 조평통 서기국 인사에서도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김영성(56)부국장이 제1부국장으로 승진해 주목을 끈 바 있다.

그는 40년 가까이 대남분야에서 활동해온 안경호(71) 조평통 서기국장을 잇는 차세대 대화일꾼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준비접촉에 나섰던 그는 8.15행사에서 북측 행사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는 등 활동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북한의 대남관계자 교체 바람은 최근 노동당과 내각의 세대교체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북한은 최근 당.내각 인사에서 활동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관료를 중용해 오고 있다.

북한의 전반적인 세대교체 흐름에서 대남부문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1961년 조평통이 결성된 무렵 대남사업에 뛰어든 전금진(68)부위원장, 허혁필 부국장 등이 2선으로 물러나고 해방 이후 세대가 대남분야의 실세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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