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나카무라 신야-송태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흑 대마가 위태롭다

제6보 (104~124)=재빨리 대마를 살아두지 않은 탓에 우변의 손해가 컸다. 무엇보다 '참고도1' 처럼 흑1, 3으로 붙여 끊는 뒷맛이 A로 인해 사라졌다는 게 아쉽다.

宋2단의 희망사항은 중앙 백에 대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일견 허약해 보이던 이 백도 108의 선수에 이어 114, 116으로 쉽게 자리를 잡았고 어느덧 공격과는 거리가 먼 돌이 되고 말았다.

오히려 중앙에서 좌변으로 뻗어나온 흑대마가 위태롭고 불안한 모습이다.

급하게 서두른 후유증이다. 차분히 살아두고 기회를 노리며 때를 기다렸더라면 지금쯤 푸근한 바둑이었을텐데 힘으로 밀어붙여 상대의 허리를 꺾어버리려 하다가 실속없이 다급한 처지가 됐다.

재미있는 것은 나카무라8단이다. 122로는 '참고도2' 처럼 위협하며 실리를 벌어들이면 충분한 형세라는데 이 사람 역시 기다림이나 돌아가기 하고는 거리가 먼 체질인가 보다.

그는 122에 들여다본 다음 124로 착 웅크렸다. 독수(毒手)다. '가' 의 돌파와 '나' 의 절단을 맞보기로 해 아예 끝장내려 한다. 宋2단이 그랬듯이 나카무라8단도 수가 보이면 망설임없이 확 덤벼든다.

흑은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쥐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고양이를 문다.

박치문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