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수구꼴통 표현 삼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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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열린우리당 이부영(얼굴) 당의장은 11일 "한나라당에 대해 수구 꼴통이니, 냉전세력이니 하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역(逆)색깔론"이라고 했다. 창당 1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다.

그는 "그런 말을 하는 의원이나 당직자가 있으면 내가 앞장서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이번 과정(이해찬 총리 발언 파문)을 겪으면서 (열린우리당을 향해) 친북.반미.좌파라는 말을 앞세우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 "한나라당도 국민이 (의원을) 121명이나 뽑아준 정당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한쪽에선 친북좌파라고 하고, 다른 쪽에선 수구 꼴통이니 하면 밖(외국)에서는 우리를 보고 웃지 않겠느냐"며 "이제 그런 일 없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우당(友黨)인 한나라당에 우리가 그런 자세로 가겠다는 것을 알린다"고도 했다.

그는 보안법 폐지 등 '4대 법안'의 처리 문제와 관련해 "야당에 대한 설득과 대화를 통해 충분히 토론한 뒤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들은 "한나라당과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4대 법안을 표결처리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식엔 노무현 대통령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성공한 정당을 만들어 보자"는 내용의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국정안정과 개혁완성을 약속했고, 국민은 우리에게 힘을 모아줬다"며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여당의 역할은 어렵고 무겁다"면서 "정쟁의 관행을 넘어 생산적인 정치,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회를 만들어 가야 할 책무가 우리당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의 다양한 견해는 활발한 토론을 거쳐 수렴되고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며 여당의 단합을 촉구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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